시말서를 쓰라고 합니다. 꼭 써야 하나요?
시말서가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것이라면 취업규칙에 근거가 있는 한 제출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반성문을 뜻하는 것이라면, 대법원은 그런 취업규칙 규정 자체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해 무효이고 그에 근거한 제출명령도 업무상 정당한 명령이 아니라고 봅니다.
기한부터 확인하세요
부당한 감봉·정직에 대한 구제신청 (노동위원회) —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90일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 (「3개월 이내」)
내 경우 정확히 며칠인지는 퇴사 정산기가 날짜로 바꿔 드립니다.
거래처에 보낼 자료를 하루 늦게 보냈습니다. 팀장이 「시말서 써서 내일까지 내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깊이 반성합니다」로 끝나는 양식만 나옵니다. 안 쓰면 불이익이 있을 것 같은데, 꼭 써야 하는 건가요?
🔴 대법원이 갈라 놓은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시말서를 써야 하나」의 답은 시말서가 무엇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대법원이 정면으로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
취업규칙에서 사용자가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경우, 그 시말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취업규칙 규정은 헌법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고, 그에 근거한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9두6605 (2010. 1. 14. 선고)
같은 「시말서」라는 이름인데 결론이 정반대입니다.
| 무엇을 요구하나 | 제출 의무 |
|---|---|
| 경위 보고 — 언제, 무엇이, 어떻게 되었는지 | 취업규칙에 근거가 있으면 정당한 업무명령 |
| 반성·사죄 — 「제 잘못을 깊이 반성하며 사죄드립니다」 | 🔴 명령 자체가 정당하지 않습니다 |
논리의 순서가 중요합니다. 「반성문을 강요하는 취업규칙 조항은 애초에 효력이 없고(제96조 제1항 — 취업규칙은 법령에 어긋나서는 안 됩니다), 효력 없는 규정에 근거한 명령이니 업무명령으로서도 정당하지 않다」는 구조입니다. 근거가 무너지면 명령도 무너집니다.
시말서는 법에 없는 이름입니다
근로기준법 어디에도 「시말서」라는 낱말이 없습니다. 근거는 법이 아니라 회사의 취업규칙입니다.
근로기준법 제93조 —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12. 표창과 제재에 관한 사항
시말서·경위서·확인서는 전부 이 12호 아래에 회사가 만들어 둔 이름입니다. 그래서 확인 순서가 정해집니다.
- 우리 회사 취업규칙에 그 조항이 있는가 — 없으면 「관행」일 뿐이고 제출 의무의 근거가 약합니다.
- 그 조항이 요구하는 것이 「경위」인가 「반성」인가 — 여기가 위 판결이 갈라 놓은 지점입니다.
- 취업규칙을 볼 수 있는가 — 제93조는 작성·신고 의무를 정하고 있습니다. 보여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시말서 자체는 징계가 아닙니다. 그런데 징계의 «재료»가 됩니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시말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보통 임금이 깎이거나 직위가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쓴 시말서는 회사에 남고, 나중에 감봉·정직·해고를 정당화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그래서 「어차피 형식이니까」 하고 넓게 인정해 적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시말서에 「제 부주의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습니다」라고 적으면, 그 문장이 나중에 손해의 크기와 내 책임을 인정한 증거가 됩니다.
감봉으로 이어지면 상한이 있습니다
시말서 다음에 감봉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봉은 액수에 법정 상한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95조(제재 규정의 제한) —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감급(減給)의 제재를 정할 경우에 그 감액은 1회의 금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총액이 1임금지급기의 임금 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월급 300만원 · 평균임금 1일분 10만원인 사람
1회 감액 상한 10만원 ÷ 2 = 5만원
한 달 총액 상한 300만원 ÷ 10 = 30만원
「이번 달 월급 절반」 같은 감봉은 조문상 불가능합니다. 상한을 넘는 감봉은 그 자체로 다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봉·정직 같은 징계 전체에 걸리는 조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고, 기한은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입니다(제28조 제2항). 해고에만 있는 제도가 아닙니다 — 감봉·정직도 대상입니다.
쓰기로 했다면 — 들어갈 칸과 안 들어가도 되는 칸
「양식」을 찾으면 대부분 마지막 줄이 반성과 사죄로 끝나 있습니다. 그 줄은 조문이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 칸 | 무엇을 적나 | 필요한가 |
|---|---|---|
| 소속·성명 | 직위까지 그대로 | ✅ |
| 일시·장소 | 「8월 7일 오후 4시경, 사무실」 | ✅ 사실 |
| 경위 | 무엇이 어떻게 되었는지 시간 순서로 | ✅ 사실 |
| 원인 | 확인된 것만. 모르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 사실 |
| 재발 방지 | 「다음부터는 발송 전 팀장 확인을 거치겠습니다」 | 🟡 행동 계획이라 적어도 무방합니다 |
| 반성 문구 | 「깊이 반성하며 사죄드립니다」 | 🔴 위 판결이 다루는 자리입니다 |
앞의 다섯 칸은 사실이고, 마지막 칸만 마음입니다. 대법원이 갈라 놓은 선이 정확히 그 사이에 있습니다.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거부보다 「경위서로 내겠습니다」가 현실적입니다. 「안 쓰겠습니다」는 다른 갈등을 만듭니다. 사실관계는 그대로 적고 반성 문구만 빼서 내는 것이 판결의 취지에 맞고 회사와도 덜 부딪칩니다. 제목을 「경위서」로 바꿔 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추측을 적지 마십시오. 「제가 착각한 것 같습니다」처럼 확인되지 않은 것을 적으면 그것이 사실로 굳습니다. 모르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라고 적는 것이 정확한 보고입니다.
반드시 사본을 남기십시오. 사진 한 장이면 됩니다. 나중에 회사가 제출한 문서와 내가 쓴 것이 같은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명 전에 끝까지 읽으십시오. 회사가 미리 채워 온 양식에 서명만 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안에 「본인의 중대한 과실로」 같은 문구가 들어 있으면 서명하는 순간 인정한 것이 됩니다.
시말서가 반복되면 신호일 수 있습니다. 나가라는 말 대신 기록을 쌓는 방식입니다. 「그만두는 게 어떻겠냐」는 말이 함께 나온다면, 사직서를 쓰기 전에 무엇이 달라지는지부터 보십시오. → 회사가 사직서를 쓰라고 합니다
징계가 이어질 때 실업급여와도 연결됩니다. 자진퇴사와 권고사직은 이직 사유가 달라 결과가 갈립니다. → 권고사직과 자진퇴사, 실업급여가 갈리는 지점
「내가 잘못한 것이 맞는 경우」에도 이 글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잘못을 인정하는지와, 회사가 그 인정을 서면으로 강제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대법원이 본 것도 잘못의 유무가 아니라 강제의 한계였습니다.
근거 자료
- 대법원 2009두6605 (시말서가 반성문·사죄문을 뜻하는 경우)
- 대한민국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 근로기준법 제93조 (취업규칙의 작성·신고)
- 근로기준법 제95조 (제재 규정의 제한)
- 근로기준법 제96조 (단체협약의 준수)
- 근로기준법 제23조 (해고 등의 제한)
- 근로기준법 제28조 (부당해고등의 구제신청)
2026-08-10 작성